[의학산책] 비행기만 타면 춥고 목이 아픈 이유

2019년 5월 단 한달간 해외를 다녀온 한국인의 수가 무려 2,401,204명(전년 동월 대비 +3.0%)이라고 한다.

한달간 다녀온 관광객 수이므로 1년이 열두달이니 약 2880만명의 사람들이 1년동안 해외에 다녀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5149만명,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가 현재 3750만명이다. 

관광객 수에 어린 아이를 데리고 있는 부부나 출장 등의 목적으로 자주 해외에 나가는 사람들이 포함될 수 있으나, 

단순히 숫자만 계산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생산이 가능한 인구의 76.8%가 1년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 가기 위해서 비행기를 탄다. 

장시간 비행을 하고 나면 목이 찢어질듯 아프거나 

너무 추워 자리에 있는 담요를 두르게 되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번 글은 도대체 왜? 비행기만 타면 목이 아플까? 에 대한 대답이다. 




안데스 산맥은 6,961m의 높이를 자랑하는 산맥이다. 

히말라야 산맥의 에베레스트산은 8,848m의 세계 최고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이 해발고도 38m, 상하이 4m 임을 생각해보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높은 산이다.

이렇게 우리처럼 해수면에 가깝게 살던 사람이 2,500m~3,000m 이상의 높은 해발고도에 갑자기 올라가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긴다.

높은 해발고도는 기압이 낮아 대기중 산소의 분압이 적기 때문에 심각한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이에 맞추어 호흡수가 증가되기도 하고, 헤모글로빈 양을 늘리기도 하고, 

폐의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을 더 많이 흐르게 해서 어떻게든 우리 몸의 산소포화도를 높게 유지시키려고 한다.




그런데, 8,848m의 산도 이렇게 대기 중 산소가 부족하고, 우리 몸이 적응하기 어려워 하는데

10,000m의 고도를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우리는 어떻게 편하게 숨을 쉬고,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것일까?

비행기 외부의 기압은 0.25 atm, 산소의 분압은 0.053atm으로 굉장히 낮다. 

이 기압으로는 인간은 살아남을 수 없다.

따라서 비행기의 내부는 비행 고도와 무관하게 약 2,000m의 고도에 해당하는 압력을 유지한다.

환경압 0.78 atm, 산소 분압 0.164atm에 해당하는 압력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백두산이 2,700m정도에 해당하고

두번째로 높은 산인 한라산이 1,950m에 해당한다. 

우리가 비행하는 동안 우리는 2,000m 높이의 산 꼭대기에 계속 올라가있는 것이다.



비행기의 고도는 10,000m 라고 했다. 

고도 10km~50km 정도에는 수증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비행기는 2,000m의 고도에 해당하는 압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여객기 바깥 고도 10km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이를 압축, 온도를 올려 비행기 내의 공기를 순환시킨다. 

따라서 객실 내의 습도가 굉장히 낮아진다. 이렇게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탈수현상이 생긴다. 

느끼지 못한 사이에 땀을 흘리는 불감발한(insensible sweating)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물을 자주 마시지 않던 사람이더라도 자꾸 승무원을 불러 물을 달라고 하고, 

자꾸 목이 마르고 목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자꾸 입술이 트는 것도 비행기 내의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서 

고도 10km의 수증기 없는 공기를 유입시키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탔을 때 목이 마르고, 입술이 말라들어가고, 건조한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비행기 내에 압축, 가온된 상공 10,000m의 수증기따위 존재하지 않는 공기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행기 내에서 물을 많이 마시고 우리 몸의 탈수를 막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할 수 있겠다.






환자와 의사가 함께 걸어가는 그날까지! 

의학산책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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